공양이나 혜택을 받고자 남들과 접촉하는 이는 그 사람의 업을 나눠야 해요. 여러분은 결코 모릅니다. 추종자들이 집에서 뭘 하는지,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혹은 이번 생에 지은 악업이나 지난 생으로부터 가져온 악업이 얼마나 많은지 결코 알 수 없죠. 여러분은 그 모든 걸 기억하고 감내해야 해요. 그래서 승려나 사제라면, 진실로 매일 겸허하게 신과 부처님들께 감사드려야 해요. 여러분을 도와주시고 여러분을 용서해주시고 여러분을 지지해주시는 신과 부처님들께요. 안 그럼 한 사람만으론 그걸 다 소화할 수 없어요.
어울락(베트남)에 이런 얘기가 있어요. 난민으로 독일에 온 나의 비구니 선생님이 해준 얘기예요. 나는 당시 ALAC(법률상담지원 센터)에서 일했는데 불교도 가족이 있었어요. 남자 출가자 둘에 여자 출가자 둘이었죠. 남편과 아들은 비구였고 딸과 엄마는 비구니라고 엄마 비구니가 말했어요. 내가 서원할 때 그들이 그 자리에서 그걸 지켜봤어요. 내가 무엇을 서원하든 향이 구부러지거나 아래로 말리지 않거나 재가 떨어지지 않으면 내 서원이 이뤄진다고 했죠. 내 서원은 진실되고 신실했죠. 향이 다 똑바로 있었어요. 향이 다 타도록 재가 떨어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내가 히말라야에서 돌아왔을 때 난 그녀의 친절에 보답하고 싶었어요. 그녀는 내게 부처님과 불교도에 대해 알려줬고 불교에 대한 내 믿음을 독려해줬거든요.
당시 난 불교뿐 아니라 기독교도 믿었어요. 그래서 가슴에 십자가를 걸고 있었어요. 구호단체 카리타스 직원이 내게 줘서 착용한 거죠. 불교 비구니들은 내가 십자가를 걸고 있는 걸 마땅치 않게 여기며 대신 불상을 걸길 원했어요. 기독교 대신 불교로 날 끌고 가려고 했어요. 정말이지 이 세상에선 어떤 신앙을 따르기가 어려워요. 다들 자기 쪽으로 끌고 가려고 하니까요. 누구는 불교가 더 낫다고 하고 누구는 기독교가 더 낫다고 하죠. 그렇게 계속 싸워요. 적어도 말로는요. 허나 우리 집에선 아버지가 기독교 신자고 할머니와 어머니는 불교 신자니 어쩌겠어요? 난 두 종교 속에서 나고 자랐어요.
그때 그 네 출가자 앞에서 내가 했던 서원은 이랬어요. 내 삶이… 천국의 부처님들께 말했죠. 『인간으로서의 제 삶은 무난합니다. 인간의 삶은 고달프지만 제 삶은 무난합니다. 그러니 제게 공덕이 있다면 그것을 최악의 영혼들에게 줄 수 있게 하시되 제가 알지 못하게 하소서』 그런 뒤 향들이 탔는데 똑바로 있었죠. 그때는 그 출가자들에게 내 서원을 말하지 않았지만 이젠 말해도 될 거예요. 그래도 괜찮잖아요? 잠시만요. 말하면 안 되는지 물어볼게요. 이미 벌어진 일이니 됐어요.
난 이미 나이가 많고 수십 년 동안 이미 그 말대로 했고 정말 열심히 분주하게 일하다가 내일 죽을지도 모르는 일이니 상관없어요. 안 그러면 여러분은 늘 속으로 궁금해하겠죠. 『뭐라고 하셨을까? 어떤 서원이었을까? 왜 향이 똑바로 서 있고 재가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을까? 뭐라고 하셨길래?』 그럼 온통 그 생각뿐이겠죠.
그래서 내 삶에서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그 이후로 그런 일이 늘 일어났어요. 허나 내가 알지 못했을 뿐 이미 그 일은 일어났었죠. 마치 난 날 때부터 이미 부처였는데 나이가 더 들기 전까진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것처럼요. 가서 그걸 되찾아야 했죠. 근데 난 그 사실을 알고 난 후에 더는 아무 말도 할 엄두가 안 났어요. 자신이 신이 보낸 스승이며 부처라는 등의 말을 한 모든 스승들이 정말 끔찍한 삶을 사는 걸 봤으니까요. 어차피 믿는 사람도 많지 않을 테고요.
심지어 평범한 스승이나 무상사라고 해도 이미 사방에서 공격을 당하는데 미륵불이나 그리스도라며 이 시대에 세상을 구할 유일한 존재라고 얘기한다면 어떻겠어요. 당연히 사람들이 믿지 않겠죠. 다들 날 보고 이럴 거예요. 『뭐라고요? 이렇게 왜소한 여성이 어떻게 부처가 되죠? 여자는 부처가 못 돼요』 내가 이미 부처라면요? 따라서 난 많은 능력이 있죠. 인류에게 이로운 게 무엇이냐에 따라 여자나 남자가 될 수 있죠. 그러니 내가 부처란 걸 안 믿어도 부디 나에 대해 비방은 하지 마세요. 안 그럼 나도 못 도와요. 협박하는 게 아니에요. 신께, 부처들께 맹세컨대 난 진실을 말했어요. 아니면 천벌을 받아 존재도 없이 영영 사라질 거예요. 내가 또 뭘 말하려 했나요? 잠깐만요, 생각해 볼게요.
그래요, 법화경에 대해 말하려 했는데 깜박했어요. 문수보살이 질문자에게 자신은 바다에 있는 용궁에 가서 정령, 물의 정령, 용의 딸, 용왕의 딸을 만났다고 했어요. 대개는 용왕이 바다를 다스리죠. 그래서 그 용녀가 깨달음을 얻었어요. 경배 받아 마땅한 아라한이 됐어요. 여덟살 밖에 안 됐는데요. 모두 자신을 의심하자 용녀는 그걸 입증했죠.
근데 용녀와 문수보살에게 의구심을 가진 당시 사람들 역시 이미 높은 등급에 있었어요. 아라한이나 부처는 아니라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 등급을 얻어 원하지 않는다면 인간으로 다시 돌아올 필요가 없었죠. 그건 이미 높은 등급이죠. 그래서 용녀가 입증할 때 그들은 용녀가 다른 국토와 지역과 경지들에서 화현하고 크게 깨달은 존재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다른 존재들을 가르치고 멀리 있는 국토에서 중생들을 가르치는 걸 볼 수 있었던 거예요.
문수보살이 대답하였다. 『사갈라용왕에게 딸이 있었으니 겨우 여덟 살이나 지혜롭고 총명해 중생의 모든 근기와 행업을 잘 알았고 다라니를 얻었으며 여러 부처님들께서 설하신 매우 깊고 비밀한 법장을 다 수지하였습니다. 또한 선정에 깊이 들어 모든 법을 요달하며 찰나 사이에 보리(깨달음)심을 내어 불퇴전의 경지를 얻었으며 변재가 걸림이 없고 중생을 어여삐 생각하고 사랑하기를 어린 자식같이 하며 공덕을 다 갖추어서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연설함이 미묘하고 광대하며 자비롭고 어질고 겸손하며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해 보리(깨달음)의 지위에 이르렀습니다』
지적보살이 다시 말하였다. 『내가 보니 석가모니불께서는 한량없는 겁 동안 어렵고 괴로운 수행을 하시며 많은 공덕을 쌓으셨고 보리(깨달음)의 도를 구하실 적에 잠시도 쉬는 일이 없으셨습니다. 그리하여 삼천대천세계를 볼 때 아무리 작은 겨자씨만한 땅이라도 이 보살이 신명을 다하지 아니한 곳이 없었으니 이는 모두 중생을 위한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신 뒤에야 완전한 깨달음을 이루셨거늘 이제 용녀가 잠깐 사이에 정각을 이룰 것이란 말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용녀가 홀연히 앞에 나타나 부처님께 머리 숙여 예경하고 한쪽으로 물러나더니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깊이 죄와 복의 상에 통달하시어 시방을 두루 비추시고 미묘한 청정 법신 성스러운 32상 갖추시고 빼어난 80종호로 법신이 장엄하시니 하늘과 사람이 우러러 받들고 용신이 모두 다 공경하여 일체중생이 높여 받들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또 제가 법을 듣고 깨달음을 성취함은 오직 부처님만 아시리니 제가 대승의 교법을 열어 고해 중생을 제도하여 해탈하게 하겠습니다』
그때 사리불이 용녀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오래지 않아 위없는 도를 얻겠다고 말하지만 그런 일은 믿을 수 없다. 왜냐하면 여자의 몸은 깨끗하지 못하므로 법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떻게 위없는 도를 능히 얻을 수 있다 말하는가. 부처님의 도는 멀기 때문에 한량없는 겁 동안 부지런히 고행을 쌓고 모든 바라밀을 닦고 갖춘 뒤에야 비로소 성취하는 것이다. 또한 여자의 몸은 다섯 가지 장애가 있으니 그 첫째는 범천왕이 될 수 없는 것이요. 둘째는 제석천왕이 될 수 없는 것이요. 셋째는 마왕이 될 수 없는 것이요. 넷째는 전륜성왕이 될 수 없는 것이요. 다섯 째는 부처님이 될 수 없는 것이니 어떻게 여자의 몸으로 빨리 성불할 수 있다고 하는가?』
그때 용녀에게 한 보배 구슬이 있었는데 그 값이 삼천대천세계와 같았다. 그걸 부처님께 바치니 부처님께서 곧 받으셨다. 용녀가 지적보살과 사리불 존자에게 말하였다. 『제가 보배 구슬을 올리니 세존께서 받으셨습니다. 이 일이 빠르지 않습니까?』 그들이 빠르다고 답하니 용녀가 다시 말하였다. 『여러분은 신통력으로 제가 성불하는 것을 보십시오. 이보다 더 빠를 것입니다』 그때 모인 대중이 모두 용녀를 보니 홀연지간에 남자의 몸으로 변하여 보살행을 갖추고 남방의 청정한 세계에 가서 보배 연꽃에 앉아 등정각을 이루었다. 그런 뒤에 32상과 80종호를 갖추고 시방세계 모든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을 널리 설하였다.
그때 사바세계의 보살, 성문과 천룡팔부와 인간과 인간 아닌 존재들이 그 용녀가 성불하여 그때 모인 하늘 대중과 인간 대중에게 설법하는 것을 멀리서 보고 큰 환희심을 내며 다들 멀리서 예경하였다. 또 한량없는 중생이 설법을 듣고 깨달아 불퇴전의 경지를 얻고 또 무량한 중생이 성불수기를 받으니 청정한 무구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사바세계의 3천 대중은 불퇴전의 지위에 올랐으며 또 3천 대중은 보리심을 내어 성불수기를 받았다. 지적보살과 사리불과 거기에 모인 모든 대중은 아무 말없이 받아 지니고 믿었다. ~ 법화경 12품
그래서 그들은 절하거나 멀리서 존경심을 표하며 용녀를 믿었어요. 문수보살이 말했어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죠. 용녀가 여자였으니까요. 『어떻게 용녀가 깨닫고 아라한이 됩니까. 여자라면서요?』 문수보살의 말인데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어요. 그게 믿어지나요? 문수사리보살은 당시 부처 승단에서 지혜 제일 아라한이었어요.
근데 어떤 남녀 출가승들은 미래를 볼 수 있어요. 그들은 나에 대한 것도 봤죠. 그래서 난 히말라야에서 돌아온 뒤 그녀와 딸에게 관음법문을 전해서 그녀의 친절에 보답했어요. 두 사람에게만 전했죠. 두 사람은 나를 크게 믿었고 지금까지도 나를 스승이라 불러요. 내가 그들의 사찰에 뭔가를 공양할 때면요. 『스승님께 감사합니다』 했죠. 난 거기 없었어요. 사람들을 보내 공양했어요. 난 몇몇 사찰에 공양했는데 그게 어디고 몇 곳이나 되는지는 안 밝히겠어요.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내게 가르침을 줬죠. 불경도 하나 줬고요. 당시 독일에선 어디서 불경을 구해야 할지 몰랐는데 그녀가 하나 줬어요. 그건 기억나요. 오래전에 어울락(베트남)에서 읽었던 경전이었어요. 독일에선 어울락(베트남) 불경을 구하기가 아주 어려워요. 그녀는 날 굳게 믿었고 지금도 그래요. 그리고 그 당시 자신이 불교에 관해 아는 바를 내게 말해줬어요. 그 당시 난 여전히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었고 깨달음을 구하러 떠나진 않았었죠.
근데 내가 귀의했다고 하는 사람들은… 그녀는 아주 겸손했고 날 신자나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먼저 남녀 출가승에게 귀의해야 하고 그런 뒤 공양 등을 해야 했거든요. 허나 그녀는 받아들이지 않고 나를 사찰이 있는 다른 스님에게로 데려갔죠. 그녀는 사찰도 없었고 자신은 여성이고 완전한 비구니도 아니라 여긴 거죠. 진짜 비구니, 완전한 여승이 되는 데 필요한 250계를 받지 않은 상태였어요. 그래서 완전히 구족한 스님에게 귀의하게 했는데 실은 별것 아녜요. 공양 돈이 든 붉은 봉투를 올리면 그걸 받고 나서 그냥 이렇게 말하죠. 『자, 이제 그대는 불, 승, 법의 제자입니다』 그뿐이죠.
가르쳐준 것도 없어요. 그 두 스님, 사찰이 있는 두 스님은 내게 가르침을 준 게 없죠. 날 가르치고 불경을 준 그 여승보다 나을 게 없었어요. 그런 다음 내가 다른 데로 배우러 갔더니 이단자 등이라고 하면서 날 비난했어요. 가르침은 주지 않았죠. 그럼 이단자가 되지 않게 가르침을 줬어야죠. 내가 이단자라면요.
됐어요, 인간이 그렇죠. 남녀 출가승도 역시 인간이에요. 아직 성자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그런 거예요. 부처님들은 달라요. 석가모니불은 인간으로 나셨지만 인간이 아니었죠. 당신은 줄곧 부처였다고 말씀하셨어요. 당시에는 인간 세상에서의 순환과정을 끝마치고 막 돌아오신 거예요. 그런 거죠. 그래서 당시가 마지막이었어요. 부처에서 다시 부처가 되기까지 한 바퀴를 돈 거예요. 허나 그분은 전부터 줄곧 부처였어요. 한량없는 영겁 동안 무수한 지구와 천국들이 파괴되고 다시 생성되는 동안 그분은 이미 부처였어요. 헤아리지 못할 만큼 오랫동안이요. 그걸 무량겁이라고 하죠. 미륵불과 다른 많은 부처들도 마찬가지예요. 인간이 부처가 되는 것도 물론 가능해요.
사진: 내년 봄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시들어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