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머턴 신부의 책 『삶과 거룩함』 3장을 계속 소개하겠습니다. 신부님은 신앙, 인간 경험, 영적 진실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3장 인간의 신앙
『[…] 그러면 살아있는 신앙으로 가는 첫 단계는 언제나 그래왔듯이, 민족주의적 의심으로 안일하게 받아들인 사상의 기준을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실제 행위에서 흔히 그 의미는 「이성」을 거부하고 「신앙」을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두 믿음 사이에서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나는 추측과 편견의 모든 관성적인 유산을 지닌 제한된 인간으로 인간 사회에 대한 외부적인 믿음이며, 고립에 대한 두려움으로 단체에 「소속」되어 단체 기준에 수동적으로 순응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믿음, 즉 초월적이고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 모든 시험을 넘어서는 믿음으로, 자신의 전체 자아에 대한 내면적인 혁명이며 세속적 편견과는 정반대로 자기 존재에게 방향 전환을 요구하는 믿음입니다. 이러한 믿음은 우주를 이해하도록 하는 편리한 가설로서 하나님의 존재뿐 아니라 모든 존재의 중심이자 의미, 특히 자기 삶에서 중심이자 의미로서 하나님의 존재를 완전히 수용하는 것입니다. […]』
신약 성서의 믿음
『신약 성서와 초기 교회 역사에서 신앙의 의미는 그리스도 안에서 진리와 생명이란 기본 가치보다 다른 모든 가치를 기꺼이 희생하려는 의지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온전히 그리스도에 대한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순히 도덕적, 영적 의미를 담은 그리스도 이야기를 묵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어느 정도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런 모든 형태의 수용은 「그리스도가 아닌 것」에 대한 묵인과 양립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사셨고, 돌아가셨으며, 죽음에서 부활했다는 진실을 정신적으로 받아들이는 의미에서 「그리스도를 믿는 것」은 여전히 탐욕과 폭력, 불의와 부패한 사회의 기준에 따라 「육신으로」 살면서 자기 삶에서 어떤 진정한 모순도 알아채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믿음의 참뜻은 그리스도가 아닌 모든 것을 거부하며 모든 생명, 모든 진리, 모든 희망, 모든 현실을 「그리스도 안에서」 찾고 발견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을 물질적 우주와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을 거부하는 것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이 모든 것 역시 그리스도에게서 왔고, 그리스도 안에 존속하며, 그분의 자비, 진리, 사랑의 목적을 이행하여 아버지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 외에는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거부함은 사람이나 사회, 하나님의 피조물이나 인간 활동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선한 창조물을 오용하고 파괴하며, 결국 자기 삶까지 망치는 왜곡된 기준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